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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와 펭귄과 북극곰이 사라진다_2007 그린아트페스티벌, '...움직이다'
미술나들이 |
2007/06/0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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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s Lanting, Chinstrap Penguins on iceberg, Pygoscelis antarctica, Antarctica
거북이와 펭귄과 북극곰이 모두 사라진다
어릴 적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었다. 우리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면 그 풍선은 높이높이, 멀리멀리 날아간다. 그리고 결국 바람이 빠진 채 바다에 떨어진 풍선은 바닷물결따라 이리저리 떠다닌다. 바다에 사는 거북이는 이 풍선을 해파리인가 하는 생각에 냉큼 집어 먹는다. 풍선이 거북이에게 좋을 리가 있겠는가. 결국 거북이는 풍선 때문에 질식하여 죽거나 먹이를 삼키지 못해 죽는다.
무슨 행사 개막식을 할 때면 운동장 같은 곳에서 오색 풍선을 어마어마하게 날려 보낸다. 나는 이런 장면을 TV에서 볼 때면, "우와 아름답다"하기 보다는, "저 빌어먹을 풍선들이 또 거북이를 죽이겠구나"하는 생각이 앞선다. 보기 좋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하늘을 수 놓는 풍선은 화려하지만 그만큼 거북이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
KIAF 2007을 보러 간 날, COEX 동문 앞 광장에는 어떤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곳에는 종종 사진전이 열린다. 전에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사실 '베르트랑'밖에 생각 나질 않아 녹색창을 이용해 이름을 찾았다)의 항공 사진들을 여기에서 만난 적이 있다. 사실 사진을 보는 건 계획에 없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갔다가 이 전시를 접할 수 있었다.
2007년 그린아트페스티벌 '...움직이다'의 일환으로 사진전이 진행 중이었다. 여러 동물들의 사진들이 걸려있었다. 우리와 함께하는 동물, 익숙한 동물 사진도 있었지만 지금 지구에서 점차 사라져가거나 이미 사라져버린 동물들의 사진도 있었다. 부끄럽게도 나는 이런 사진들을 깊이 들여보지 못했다. 그것이 즐거움이건 비극이건 사진을 보며 순간의 감정만 즐겼다. 그저 동물원에 놀러온 기분으로 사진을 훑어보고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돌아와서 사진전을 돌아보건대, 가슴이 아프다. 많은 동물들이 사라져간다. 앞서 말한 것처럼 거북이가 죽어간다. 박제를 만들기 위해 사냥 당하는 순록들이 죽어간다. 지구 온난화로 극지방의 얼음이 녹으면서 펭귄이나 북극곰이 살 곳을 잃어 죽어간다. 그런데 나는 그런 메시지를 전하는 사진을 보면서 "아, 이건 좀 잔인하다"하고 지나쳐 버렸으니 부끄럽다.
전에 읽은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오듀본의 기도'에는 나그네 비둘기가 등장한다. 나그네 비둘기는 한 때 그 개체수가 30억에서 50억마리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단 한 마리도 남아있지 않는다. 인간의 오만과 이기심으로 그들을 무차별하게 사냥했고, 마지막 한 마리마저 1914년에 동물원에서 죽었기 때문이다. 나그네 비둘기처럼, 그리고 이번에 본 티티새처럼, 이제는 더 이상 사진이나 그림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들이 늘어나지 않기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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