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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없어서 꽃을 그려 드립니다.
미술나들이 |
2008/05/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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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없어 꽃을 그려드립니다"
클림트가 죽을때까지 사랑한 에밀리 플뢰게에게 보낸 400여장의 엽서 중 한 장이다.
구스타프 클림트가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가 로맨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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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fine day
미술나들이 |
2008/01/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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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하루
One Fine Day
첸 샤오숑, 가정풍경
1. 일상, 국어사전에 의하면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 일상이라는 게 잔잔한 호수처럼 평화롭지만 일면 따분하고 답답하다. 일상의 낮은 물결 속에서 우리는 그저 '뭐 특별한 일 없을까'하는 물음을 달고 산다. 일상탈출이라는 말까지 있으니 일상이 그만큼 우리를 옥죄고 있는 모양이다. 비슷한 시간에 눈을 뜨고 비슷한 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우리에게는 모히토처럼 상큼하고 청량감 있는 무엇인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2. 2004년 여름에 만나고 벌써 2008년 1월이 되었다. 스무살이었던 우리가 스물 네살이 되었다. 지금 다시 헤아려 보니 삼년하고도 반이다. 시간의 벽을 가운데 두고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흘 반나절, 아니 세시간 반 전에 헤어진 사람처럼 나란히 앉았다.
3. 프랑스에서 오기 전에 현대 미술이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겼길래 맨 처음 로댕갤러리를 번쩍 떠올렸다. 일단 여기부터 알아볼까, 하고 들어간 로댕갤러리의 홈페이지에는 아시아 현대작가전이 전시 예정이라는 공지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적혀있었다. 물론 다른 미술관 홈페이지도 순례하듯 들렀지만서도, 결국에는 로댕갤러리가 끌렸다. 전시가 시작되자 홈페이지에는 아시아 현대작가전 대신 '나의 아름다운 하루'라는 전시명이 올랐다. 타이틀만 새로 짓고 같은 전시이다.
4. 두세번쯤 로댕갤러리를 들렀는데, 그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2005년 여름의 요시토모 나라 작품전이었다. 그 해 최고의 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깔레의 시민 앞에서 혼자 문득 이런 생각을 떠올렸는데, 갑자기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나 여기 전에 요시토모 나라 보러 온 적 있어."
"아, 나도 왔었어. 그 때 이 옆에 '서울 하우스'라고 나무집도 하나 지어놨었는데."
"그래. 기억난다."
그러고보니 앞서 기차에서 선물한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아르헨티나 할머니'에도 요시토모 나라의 일러스트가 담겨 있다.
5. 일상은 지루한가, 라는 질문에 뭐라 답할까. 아마 최호철은 현실이 썩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그가 그린 지하철이나 버스 풍경은 섬세하지만 우울하다. 일렁이는 듯한 풍경이 멀미날 것 같은 일상을 그려 놓은 것 같다. 커다란 일러스트 속에 세세한 내용이 담겨있어 하나씩 찾아 읽어내는 재미가 있다.
"저 녹색 시트 봐. 옛날에는 지하철 시트가 저랬잖아."
"광고에 보니까 안기부라고 쓰여 있어. 정말 옛날인가봐."
"저 쇼핑백 완전 클리셰다. 파 한뿌리 삐져 나온거 봐."
"저 뒤 동네 집 지붕 위에 올라간 축구공 봐."
그리고 방병상의 사진은 일상의 한 순간을 잡아냈다. 무심한 풍경 속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 함께 흘러가는 하나의 물방울에 불과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호철, 지하철 2호선
6. 이렇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관계의 단절 또는 장애마저 경험한다. 박주연의 영상 '삼인칭 대화'는 언어의 제약으로 말미암아 주체어야 할 내가 객체로 전락하는 가슴아픈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말이라면 신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영어 앞에서 주눅들어 입을 열지 못하는 그 현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결국은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진 쿠라시게의 'Billy'에는 소외된 외톨이 아이가 나온다. 아마도 그의 이름이 빌리인 모양이다. 시끄럽고 명랑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 사이에서 빌리는 그저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하나의 영상을 시간차를 두어 돌림노래처럼 3층으로 보여주는데, 길다란 잔상을 끌고 다니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빌리는 그 자리에서 맴돌 뿐이다.
"저 꼬마 너무 불쌍하다."
"이제 외톨이를 빌리라고 부르자."
7. 결국은 마음 한켠에 일상 탈출의 희망을 품는 것이 일상을 견디는 힘이다. 챠오 페이의 '누구의 유토피아인가'에는 공장에서 기계처럼 단순한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 꿈을 가진 사람들이 나온다. 사실 내용은 지루했다.
"이거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가 없어."
"모던 타임즈 같은 느낌이네."
신창용의 그림에는 희망이라기보다는 몽상이다. 작가 본인으로 보이는 사람 주변에 함께 등장하는 이소룡부터 앤디워홀에 슈퍼히어로까지 망라된 인물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하나의 판타지나 로망에 가깝다.
"이소룡은 역시 남자의 로망이지."
정연두의 '내사랑 지니'는 어떤 인물의 일상 속의 모습을 보여주고는, 꿈 속의 모습을 첫 사진의 자세대로 이어 나갔다. 아이스크림 가게 점원 사진이 남극에 선 모습으로 변하는 식이다. 현재의 사진을 보고 다음 슬라이드가 뭘까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신창용, 브루스리가 부른다
8. 둘이서 전시를 관람하는 것이 즐거운 이유는 많지만, 그 중에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지식의 공유이다. 내가 모르는 부분을 상대가 가르쳐 준다. 상대가 모르는 부분을 내가 설명해 줄 수 있다. 그리고 지식의 공유에서 뻗어나가 관점을 공유한다. 작품을 보고 나누는 감상과 대화 속에서 우리가 함께한 전시는 더 큰 가치로 가슴에 새겨진다.
인수쳔, 경극
9. 제목은 '나의 아름다운 하루'라고 걸어 놓고는 전시 전반에서 일상을 다소 부정적으로 표현한 느낌이다. 우리는 일상이라는 거대한 감옥에 갇혀 사는 것 뿐일까. 앞서 언급한 '아르헨티나 할머니'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영원 속에 소박한 저항을 새기는 것, 그뿐이다." 우리는 끊임 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 일상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일상 속에서 최선을 다하자. 우리, 마음에 품은 씨앗을 싹 틔워 꽃을 피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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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GS to REMEMBER
미술나들이 |
2007/11/0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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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 Monkton, THINGS to REMEMBER
셰익스피어, 처칠, 비틀즈, 숀 코너리, 해리포터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의 오른발을 가진 나라는? 답은 영국이다. 편지를 쓸 때 영국 냄새 물씬 담아 보내달라 그랬더니, 빨간 이층 버스 대신, 여왕 사진 대신, 그리고 앞서 나열한 것들 대신 에드워드 몽턴Edward Monkton의 일러스트 카드를 보내왔다.
색색 고운 일러스트는 아니고 그저 하얀 종이 위에 까만 그림이 그려져있다. 그런데 요놈, 재미있다. 내가 받은 카드는 '기억해야 할 것들'라는 것이었는데, 키스 헤링 느낌 나는 사람 그림과 해, 지구따위가 그려져있다. 몇 가지 문구도 함께 적혔는데, "태양은 따스하다", "세계는 아름다운 곳이다"라고 큼직하게 적혀있고(물론 영어로) 맨 마지막에 "데이브한테 5 파운드 꿔준 거 있다"라 적었다. 앞의 두 문장만 보면 뭔가 메시지가 있나 싶게 의미심장한데 마지막의 작은 한 줄에서 유머를 느낄 수 있다. 에드워드 몽턴이 가장 잊지 말아야 할 건 바로 이거겠지.
어떤 작가인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적뒤적거려 이런저런 이야기를 캐냈다. 아쉽게도 한글 자료는 찾지 못했고 위키피디아와 에드워드 몽턴의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조금 얻을 수 있었다. 원래 만화적인 느낌의 디자인을 많이 하는 작가인데, 시작은 카드 디자인이었단다. 그림이 예뻐서 여기저기 쓰면 좋겠다 싶더니 아니나다를까 카드 외에도 머그컵이나 티셔츠 등등등 많은 상품이 나와있다. 그림이 유머러스하고 발랄해서 티셔츠 한 벌 정도 구해 입고 다니면 좋겠다.
유라시아 대륙 반대쪽하고도 바다 건넌 나라에서 편지 받은 것도 참 기쁜데, 이렇게 새로운 일러스트레이터까지 알게 되어 더욱 고맙다. 답장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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